가짜 유대감

가짜 유대감
초콜릿 케이크를 주겠단 약속은 전부 다 거짓말이다.

최근들어 누군가를 만날 일이 생길 때마다 계속 마음 한 켠에 들여놓는 생각이 있다.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말아야지.’

자꾸만 유혹을 받는다. 거짓말을 하면 내 삶이 조금 편해질 거란 생각이 드니까 거짓말을 하게 된다.

여느 날 누군가에게 나는 도움 필요하면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막상 그가 나에게 도움을 찾자 내가 그를 도울 여유가 없었다.

나는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인생의 거짓말이었다.

거짓말을 하면 나아질 거라는 그 믿음이 거짓말이었다.

그러니까 어느샌가부터 조심하기 시작했다. 내가 베풀 수 없는 친절은 구태여 연기하지 않기위해서 조심하기 시작했다.

나는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아마 다른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근데 실제로 내 마음이 그렇지 않은데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친절도 되지 못한다. 나를 위한 것도 아니고 남을 위한 것도 아니다.

소셜미디어, 또는 어떤 상황 속에서 내가 연기하는 자아와 현실의 자아에 차이를 두는 사람들처럼 실제 생활이 기대한 이미지와 맞지 않을 때, 우리는 자신이 만들어낸 그릇된 이미지만큼이나 거짓된 소외감과 비현실감을 느끼게 된다. 정신의학자들은 이를 현실감 소실 (derialization), 이인증 (depersonalization)이라 부른다. 이는 자살을 생각하게 할만큼 무서운 증상이다.

거짓 자아의 해결책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솔직함이 필요하다.

Dopamine Nation by Anna Lembke

거짓말로 얻어낸 유대감은 진짜 유대감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엔 진짜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만 좋은 말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다른 누구보다 내가 내 말의 가치를 높이사야 한다.

헐값에 입을 열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쓸데없이 누군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해야 거짓 자아를 만들지 않고도 사람들과 지낼 수 있다.

‘누군가를 돕는 시늉’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럴 맘이 있다면 누군가를 진짜 도와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나와 이메일이나 업무 대화를 해본 사람들이 알지도 모른다. 내가 굉장히 목적지향적인 대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메일을 쓸 때 제목에 용건을 적곤 한다. 감사와 안부를 앞이 아니라 용건의 뒤에 적곤 한다.

그렇게 해야 내가 적는 감사와 안부가 바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요즘에는 쉬이 타인을 칭찬하지도 않고, 타인을 비판하지도 않는다.

타인의 칭찬에도 무관심하고, 타인의 비판에도 무관심하다.

타인을 존경한다면 존경하는 만큼 그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타인을 존경하는 만큼 그들이 그들의 있는 그대로 살기를 원한다.

나서서 그들을 바꾸는 인간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나는 진짜 유대감을 발견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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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 L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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